솔라나 생태계가 밈코인 리브라(LIBRA) 스캔들에 휘말리며 위기를 맞았다. 21일 오후 2시 52분 코인마켓캡 기준 솔라나(SOL)는 175.15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일주일 간 10% 이상 폭락했다. 이는 올해 1월 고점 대비 40% 하락한 수준이다.
이번 급락은 솔라나 기반 밈코인 LIBRA를 둘러싼 논란이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 계정에서 LIBRA를 아르헨티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민간 프로젝트로 소개하며 관련 링크를 게시했다. 대통령의 홍보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LIBRA 가격은 5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수 시간 만에 프로젝트 내부자로 추정되는 지갑에서 대량 매도가 발생하며 96% 폭락했다.
업계는 이를 전형적인 러그풀 사기로 보고 있다. 러그풀은 가상자산 개발자가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투자금을 빼돌리는 수법이다. 리브라 공동 창립자 헤이든 데이비스는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에게 금전을 제공했다고 폭로했고, 이로 인해 밀레이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처했다.
가상자산 리서치센터 갤럭시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밈코인이 SOL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이 SOL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LIBRA 사건의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솔라나 밈코인 생태계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1일 디파이라마 데이터에 따르면 리브라 스캔들 이후 솔라나 생태계의 총예치자산(TVL)은 8% 급감했다. 솔라나 기반 밈코인 발행 플랫폼 펌프닷펀의 신규 밈코인 발행 수도 한 달 전 대비 59% 감소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알리 마르티네즈는 “솔라나 네트워크 활성 주소 수가 지난해 11월 1850만 개에서 840만 개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투자자들은 SOL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SOL의 롱/숏 비율은 최근 4에서 2.5로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솔라나 기반 밈코인도 덩달아 가격 하락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행한 솔라나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는 지난 15일 23달러에서 21일 오후 3시 25분 기준 16.65달러로 하락했다.
리브라 스캔들로 솔라나 밈코인 열풍이 빠르게 식어가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솔라나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트레이더 ‘Xremlin'은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솔라나는 끝났다”며 “지난 2022년 FTX 붕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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