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요 탈중앙화거래소(DEX) 하이퍼리퀴드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서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체 가상화폐 하이퍼리퀴드(HYPE) 가격은 최근 일주일 새 20% 넘게 급등했다.
12일 오후 5시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HPYE는 7일 전보다 22.1% 오른 56.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도 188억 달러(약 26조 1000억 원)를 돌파하며 체인링크(LINK)를 제치고 전체 가상화폐 시총 순위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자체스테이블코인 발행권 경쟁이 본격화 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H’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발행사를 선정하는 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검증인(밸리데이터)이 HYPE 스테이킹 수량에 비례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번 입찰에는 팍소스와 오픈에덴, 비트고 등 글로벌 주요 사업자가 참여하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총 3위인 USDe 발행사 에테나도 당초 입찰에 참여했으나 커뮤니티의 반발 여론이 커지면서 중도 철수했다.
현재 투표에서 네이티브 마켓(Native Markets) 이 위임 지분의 70.31%를 확보하며 1위를 달리고 있고 팍소스가 16.79%로 뒤를 잇고 있다. 발행권 경쟁 열기가 높아지면서 탈중앙화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누가 발행권을 따낼지를 예측하는 베팅까지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네이티브 마켓의 승리 확률을 92%로 점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USDH 발행권을 따내는 곳이 사실상 대형 스테이블코인을 손에 쥐게 되기 때문이다. 디파이라마 기준 하이퍼리퀴드는 전체 DEX 가운데 거래 규모 3위, 파생상품 시장만 놓고 보면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인 주요 DEX다. 이 같은 플랫폼이 기존 유에스디코인(USDC)을 대체할 독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이퍼리퀴드 입장에서도 독자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USDC 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다. 현재 네트워크 내 스테이블코인 공급의 95.62%가 USDC다. USDH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준비금 운용을 통해 연 수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의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약 60억 달러로 대부분 USDC다. 이는 USDC 전체 공급량의 7.5%에 달해 시장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