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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장' 온다···바이낸스 韓 진출에 국내 거래소 '긴장'

바이낸스, 국내 5위 고팍스 최종 인수

금융위, 2년만에 대주주 변경 승인

'이용자 1억명' 노하우로 韓 공략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직접적인 경영 활동이 가능해졌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5일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FIU의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가상화폐거래소는 별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없다. 대신 대표와 임원 변경 시 이를 금융 당국에 신고하게 돼 있다. 겉으로는 임원 변경 수리지만 당국은 이를 통해 사실상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다. 바이낸스는 2023년 2월 고팍스 지분 67%를 사들였는데 2년여 만에 인수 승인을 받은 셈이다.

바이낸스가 법적 절차를 마무리 지으면서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업비트(점유율 약 63%)와 빗썸(32%)의 양강 체제다. 하지만 이용자만 1억 명이 넘는 바이낸스가 경쟁에 뛰어들면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엄상현 디스프레드 시니어 리서처는 “바이낸스의 글로벌 유동성과 거래소 기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낸스, ‘양강’ 업비트·빗썸과 경쟁…韓 코인시장 지각변동 예고


고팍스는 투자자가 가상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주는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2022년 날벼락을 맞게 됐다. 글로벌 거래소인 FTX가 파산하면서 고파이 운용 업체였던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이 출금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고파이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도 가상화폐를 찾지 못하게 됐다. FTX 파산의 불똥이 고팍스에까지 튄 셈이다. 고파이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변제 받지 못한 손실액만 1479억 원이다.

고팍스는 이 사태로 투자자 보상을 위해 바이낸스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지분 67.4%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0년 12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약 5년 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생겼다. 금융 당국의 임원 변경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바이낸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로부터 자금세탁방지(AML) 위반 및 고객 자금 부적절 사용 혐의로 43억 달러(약 6조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창업자인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 당국의 심사는 계속 늦어졌다. 그러나 바이낸스가 SEC와 수백 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맺고 SEC는 5월 바이낸스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면서 법적 리스크가 줄게 되면서 금융위원회도 심사에 속도를 내게 됐다.



업계의 관심은 앞으로의 시장 변화다. 국내 시장은 업비트의 점유율이 63%, 빗썸이 32%로 사실상 두 기업의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인수한 고팍스의 점유율은 0.06%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1위 바이낸스가 직접 뛰어들면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낸스는 거래량에 따라 최저 0.01%대의 파격적인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의 수수료는 0.04~0.05% 수준이다. 여기에 거래 가능한 가상자산도 400개 이상으로 200여 개 수준인 국내 거래소와 비교해 월등히 많다. 바이낸스는 하루 거래량만 256억 달러(약 36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해당 정책을 국내에 도입할 경우 이용자들이 대거 고팍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양강 구도를 깨지 못해도 3위까지는 단숨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더북 공유까지 이뤄지면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게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오더북을 공유하면 고팍스의 호가창이 촘촘해지고 이용자들은 바이낸스에 상장된 다양한 가상화폐를 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고팍스로 신규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추진…선물 시장 열리면 경쟁력 빛 볼 듯


한국 시장의 규제가 명확해지고 선물 거래 등 신규 시장이 열리면 바이낸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레버리지와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유에스디코인(USDC)을 예치하면 연 수익률이 각각 최대 10.16%, 5.51%에 달한다.

특히 국내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맞춰 관련 사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CEO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시장 변화에 맞춰 한국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엄상현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한국 진출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규제 적응과 파트너 발굴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CEO. 연합뉴스


이미 국내외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위한 가상화폐 업체와 간편결제 빅테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간편결제 페이페이가 바이낸스 재팬 지분 40%를 인수했고 중국 앤트그룹은 자체 블록체인 ‘조베이’를 출범하며 간편결제 알리페이와 결합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이 합병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 준비에 돌입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3년을 끌어온 고파이 사태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파이는 전날 공지사항을 통해 "대주주인 바이낸스와 긴밀히 협력해 고파이 고객들의 예치금 상환을 위한 재원 확보 및 소액주주 동의 등 후속 절차를 단계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상환 절차의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 ‘양강’ 업비트·빗썸과 경쟁…韓 코인시장 지각변동 예고
박민주 기자,도예리 기자,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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