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100% 부과 발언에 나스닥과 비트코인이 폭락한 날, 국내 2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테더(USDT) 가격이 한때 달러당 5700원까지 폭등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급증에 유동성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빗썸의 USDT 대여 서비스에서 청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가격 급변동에 코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금융감독원이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화폐 폭락장이 발생했던 11일 오전 빗썸에서 USDT 가격이 5755원까지 치솟았다. 지금은 1500원대로 내려왔지만 단기간에 평소 가격의 세 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USDT는 자산가치를 1달러에 고정한 스테이블코인이다. 가상화폐 하락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아 치운 뒤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이다. 실제 빗썸에서 USDT가 5755원까지 오를 당시 업비트와 코인원에서는 각각 1650원과 1670원에 거래됐다. 미국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1.083달러로 약 1554원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안정적이라고 하는 스테이블코인 가격이 급변동할 수 있는 대표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빗썸의 ‘USDT 대여 서비스’가 화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빗썸의 대여 서비스는 가상화폐 가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대출을 갚게 한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85%의 담보인정비율로 USDT를 빌렸다면 시세가 약 11% 오를 경우 청산이 시작된다. 빗썸 측은 “유동성 부족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 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