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0만 9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14년간 휴면 상태였던 고래 지갑 8개에서 총 8만 BTC가 이동했지만 매도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7일 오전 8시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BTC는 전일 대비 0.95% 오른 10만 9258.48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ETH)은 2.49% 상승한 2582.31달러, 엑스알피(XRP)는 2.64% 오른 2.275달러, 솔라나(SOL)는 3.24% 상승한 152.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비슷한 양상이다. 같은 시간 빗썸 기준 BTC는 전일 대비 0.24% 오른 1억 4865만 9000원이다. ETH는 0.83% 상승한 351만 4000원, XRP는 0.06% 오른 3094원, SOL는 0.48% 상승한 20만 7400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4일 발생한 대규모 고래 이체에 주목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아캄은 6일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1만 BTC씩 보관되던 8개 지갑에서 각각 동일한 규모로 이동이 발생했으며, 이는 레거시 지갑에서 세그윗(SegWit) 주소로의 업그레이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매도를 위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세그윗 주소는 기존 비트코인 주소 체계보다 보안성이 높고 거래 수수료가 낮은 게 특징이다.
이들 BTC는 2011년 4~5월 입금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움직이지 않았던 자산으로, 총 규모는 약 86억 달러(약 11조 7519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체가 단순 이동이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수요에 대응한 자산 재배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록체인 리서치기업 텐엑스리서치(10x Research)는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이번 이체가 매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초기 보유자들이 보유 물량 일부를 ETF나 기업 재무 수요에 맞춰 조금씩 옮겨가고 있는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TC 투자자로 잘 알려진 ‘플랜B(PlanB)’도 올해 변화된 투자 방식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올해 2월 “보유하던 BTC를 전부 현물 ETF로 바꿨다”며 “개인 지갑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너 그로건 코인베이스 제품 총괄은 “이번 이체가 해킹일 가능성도 조금 있다”며 “사실이라면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강탈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는 탐욕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상자산데이터분석기업 알터너티브닷미의 크립토공포탐욕지수는 전일 대비 1포인트 떨어진 66포인트로, ‘탐욕’ 상태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