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달러 지배력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을 키우는 데 따른 대응 조치다. 국내 금융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작업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DID협회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신설하고 조만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같은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를 고정한 가상자산이다. 은행들은 원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구상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협회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은 비영리법인으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조성과 정책 제언, 사업 수행을 하고 있다.
컨소시엄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코인 발행 방식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법체계가 마련되면 이르면 연말께 합작법인(JV) 설립을 거쳐 본격적인 발행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가제 등의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원회도 하반기를 목표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제도화 2단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은행 산업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민간 차원의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돼야 글로벌 규제 논의에 참여할 수 있고 결제와 송금 등 관련 산업 육성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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