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테더(USDT)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멕시코 정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통화로 교환을 해줘야 하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국채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인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한국 정부의 보유량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해시드오픈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99%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0.5%가량이다. 다른 법정통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량이 1억 달러를 밑돈다. 달러가 국제 외환거래의 약 88%, 국제결제의 40~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은 셈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의 위상은 더 높다. 스테이블코인 1위 사업자인 테더는 발행 규모만 약 1400억 달러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미 국채 규모만 113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게 해시드 측의 분석이다. 이 같은 규모는 멕시코(1026억 달러)나 독일(970억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한국 정부가 1249억 달러로 테더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스테이블코인이 국제시장에서 영향력이 높다는 의미다. 테더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에만 45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는 블랙록(15억 달러)의 3배에 달한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주로 미 국채와 관련 자산에 투자해 국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강화되면 될수록 원화의 입지가 더 좁아지는 만큼 한국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더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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