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네트워크의 채굴 연산 능력을 뜻하는 해시레이트의 7일 이동평균치가 사상 처음 1제타해시(ZH/s)를 돌파했다. 최근 가격 약세에도 채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며 가격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최근 7일새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평균치는 이날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제타해시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월 최초의 비트코인 블록(제네시스 블록) 생성과 함께 채굴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2016년 처음 1엑사해시(EH/s)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올해 초 약 800엑사해시에서 불과 몇 달 만에 1제타해시까지 치솟았다. 1제타해시는 1000엑사해시에 해당한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네트워크에 투입된 연산 능력의 총합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암호화된 해시값(Hash)을 찾아 블록을 생성하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시레이트는 초당 해시 연산 횟수로 측정되며 단위는 H/s(해시/초)다. 채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해시레이트는 높아진다.
이번 해시레이트 급등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주부터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자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채굴 장비 가동을 줄이고 이에 따라 해시레이트도 동반 하락한다. 해시레이트가 가상화폐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히는 이유다. 채굴자들의 수요는 비트코인 가격과 직결돼 시장 전망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해시레이트가 가격 약세 국면에서 오히려 상승할 경우 가격 반등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최근 해시레이트 상승 역시 채굴자들이 가까운 시일 내 가격 반등을 기대하며 채굴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시레이트 급증에 따른 채굴 난이도 조정도 임박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약 2주마다 블록 생성 시간을 10분 내외로 유지하기 위해 난이도를 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에서 큰 폭의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코인와츠에 따르면 오는 5일 예정된 난이도 조정 시 기존 129.70T에서 약 6% 오른 137.49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폴리탄은 “가격 약세와 해시레이트 상승의 괴리는 채굴자들의 낙관적 전망을 잘 보여준다”며 “투자자들은 향후 난이도 조정과 이에 따른 단기적인 시장 흐름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정우 기자